한국이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이라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금년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의장국을 수임(受任)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유엔 경제사회이사회는 유엔의 핵심기관 중 하나로 경제 및 사회 분야 유엔 기구들 간의 협력·조율, 시민사회와의 연계·협력, 개발의제의 이행·촉진 등을 담당하고 있는 기구이다.
특히 이 기구는 2015년 9월 국제사회 공동번영의 개발의제로 채택된 ‘지속가능 개발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SDGs)’의 이행 및 평가체제 수립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올해는 SDGs 이행의 원년으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의장국으로 선임된 한국의 책임과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고 하겠다.
유엔의 SDGs는 2001년부터 15년간 국제 개발협력의 패러다임으로 추진해 온 ‘새천년개발목표(Millenium Development Goals, 이하 MDGs)’를 진일보시킨 후속 목표로 2030년까지 국제사회의 공동번영을 위한 청사진이다. 이러한 SDGs는 17개 목표와 169개 세부 목표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회·경제·문화·환경 등 사회 전 분야를 망라하고 있다.
이 중에 행정자치부가 특별히 주목하는 것은 16번째 목표인 ‘평화로운 사회와 법치, 거버넌스’이다.
언뜻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어려운 말처럼 들리지만, 쉽게 말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정부 역량과 신뢰가 높아져야 하고, 정부·기업·언론·시민사회가 상호작용을 통해 민주적 거버넌스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지난 반세기의 짧은 기간에 수원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의 발전 경험과 노하우에 주목해 MDGs와 SDGs를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많은 기대와 역할을 요구해 오고 있다. 이에 행정자치부는 2006년 유엔과 협의해 MDGs를 달성하기 위한 일환으로 유엔본부 산하기구로 유엔 거버넌스센터(UN Project Office on Governance, 이하 UNPOG)를 한국에 설립했다. UNPOG는 지난 10년간 유엔 회원국들과 협력하며 전자정부 등 다양한 공공행정 분야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왔다. 특히 글로벌 전자정부 포럼(GeGF), 유엔 공공행정포럼 등 중요하고 영향력 있는 국제행사를 개최해 공공행정 우수사례를 전 세계에 전파하고, 아시아·태평양 지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역량개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세계 각국의 거버넌스 개선에 기여해 오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 기반해 국제사회는 UNPOG가 사업 대상지역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동 등 수요가 있는 전 세계로 확대하고, 사업 범위도 전자정부 중심에서 정부 혁신, 지역개발, 치안협력 등 다양한 공공행정 분야로 다각화해 글로벌 거버넌스 허브의 기능과 역할을 강화하도록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에 부응해 지난해 행정자치부와 유엔은 UNPOG의 그간 성과를 기반으로 향후 사업 범위와 지역을 확대하고 협력을 이어나갈 것을 합의한 바 있으며, 지난 6월2일에는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유엔 경제사회처(UNDESA) 사무차장과 이러한 내용을 담은 협정에 서명했다.
앞으로 행정자치부는 UNPOG가 지난 10년간 획득한 다양한 정책수단과 경험을 활용해 새로운 개발의제인 SDGs의 이행 관련 연구와 정책 수립 등 맡은 임무를 충실히 수행해 나가도록 적극 지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각국 정부들 간의 공공행정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데도 적극 노력할 예정이다.
오는 10월에 개최되는 ‘제3차 세계 새마을지도자대회’와 11월에 개최 예정인 ‘정부3.0 글로벌 포럼’이 이를 위한 서막이 될 것이다.
이번 UNPOG 확대·개편은 한국이 유엔 사무총장 배출국이자 ECOSOC 의장국으로서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하고 SDGs 달성에 기여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표명이라고 하겠다. 앞으로도 유엔이 인정한 한국 정부의 공공행정 경험과 노하우를 유엔 회원국과 공유함으로써 국제사회에 한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고 SDGs 이행의 모범국가로 도약할 수 있는 훌륭한 기제이자 플랫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UNPOG가 국제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국민들의 적극적 지지와 관심을 부탁한다.
<경향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