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유니세프의 '국제 기아 난민 돕기' 광고가 종종 눈에 띈다. 최근 들어 연예인의 '기아돕기'에 대한 프로그램들이 심심치 않게 제작돼 방영되고, 미담 사례도 자주 접해지곤 한다. 시청하는 우리도 이러한 행위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동참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세계화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으며, 저개발국을 지원하는 공여국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럽게 자리잡았다는 의미인 것 같아 반갑다.
저개발국에 대한 지원은 UN에서 2016년부터 2030년까지 국제사회의 이행 목표로 설정한 SDGs(지속가능발전목표)에 포함될 '가난과 기아퇴치'와도 맞물려 있다. 저개발국의 더 나은 삶의 제공을 통한 지속가능한 인류의 공존과 발전은 전 세계가 실천해야 하는 숙명적인 과제인 것이다. 이 과제의 실천을 위해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 선진 국가와 도시, 개인들 사이에서는 다방면에서 다양한 노력들이 있어 왔다.
우리 인천시도 13개의 국제기구를 유치한 글로벌 도시로서 저개발국 지원의 책임성을 인지하고 어려운 경제여건 속에도 여러 가지 시책을 펼치고 있다. 그 중에서 우리정부와 타 시·도에서는 주목받지 못하지만 우리시가 독자적으로 꾸준히 추진해 오고 있는 저개발국 지원정책인 공정무역사업이 있어 알아 보고자 한다. 공정무역은 대화와 투명성, 상호 존중에 입각해 공정하게 이뤄지는 대안무역으로, 생산자와 노동자에게 보다 좋은 무역조건을 제공하고 이들의 권리를 보장해 줌으로써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무역을 말한다.
우리시는 일찍이 2010년에 '공정무역도시 인천만들기' 추진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이를 기반으로 같은 해 12월 무역운영위원회를 구성했고 2012년 1월에는 전국 최초로 '인천광역시 공정무역 지원 및 육성 조례'를 제정했다. 2013년 10월부터는 인천공정무역단체협의회를 조직해 '공정무역사업 활성화'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공정무역의 판매 촉진, 시민들의 윤리적 소비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교육과 홍보가 있다. 다큐멘터리와 홍보 동영상을 제작하는 한편 찾아가는 교육서비스를 시행하고 아시아경기대회, 세계에어로빅체조선수권대회와 같은 대규모 행사에서 홍보부스를 운영하기도 했다. 더불어 2015년 지진참사로 부서진 네팔의 원두보관창고를 재건립해 주는 등 해외교류 및 지원사업도 시행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리시의 '공정무역도시 인천만들기'는 선포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더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공정무역도시의 기준 부재에 따른 목표 상실, 정부와 시민들의 관심 부족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통상적인 국제적인 수준의 공정무역도시는 다섯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첫째는 지역의회는 공정무역을 지지하고 공정무역 상품을 사용할 것에 동의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킨다. 둘째는 공정무역 상품은 지역의 매장과 카페, 음식점 등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는 공정무역 상품의 다수의 지역 일터와 커뮤니티 조직에서 사용된다(종교단체, 학교 등), 넷째는 미디어 홍보와 대중의 지지, 다섯째는 지역 공정무역 위원회 그룹이 계속적으로 공정무역도시의 지위를 위해 노력할 것을 보장한다.
이 기준은 유럽과 세계공정무역협회(FLO)를 중심으로 작성돼 있어 현실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이 기준에 접근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도달하지 못하는 목표치에 대한 피로감과 상실감이 공정무역의 활성화와 다른 지자체와 단체들의 신규 진입을 저해하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한다. 따라서 향후 우리시는 금년도 우리 실정에 맞는 공정무역도시의 기준을 설정하고 새로운 미래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더 많은 지방자치단체와 공정무역 관련 사업자들이 참여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체계적인 추진전략을 마련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서다.
탈무드에 '물고기를 한 마리를 주면 하루를 먹고 살 수 있다. 하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알려주면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다'는
명언이 있다. 공정무역은 지속가능한 인류발전를 위한 '물고기 잡는 법'일 것으로 믿는다. 6월은 한국전쟁과 가난을 떠올리게 만드는 잔인한 달이다. 타산지석의 따뜻한 마음 가지고 어려운 지구촌 이웃을 되돌아보고 공정무역이라는 선물을 전해줄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고태성 인천시 사회적경제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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